죽은 자의 집 청소 줄거리 리뷰 독후감 총정리

죽은 자의 집 청소

오늘 가져온 책은 <죽은 자의 집 청소>입니다.

이 책을 읽은 이유에는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저는 최근 많은 문학작품을 읽으며 생로병사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늙고, 병들고, 죽는 데 아등바등 살아가다 보니, ‘생’ 외의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로(老)와 병(病)과 사(死)에 대해서도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애정 하는 이웃님 중 장묘사업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의 글을 보며 ‘죽음’을 다루는 직업은 어떤 심정으로 일을 하실까? 어떤 사연을 보게 될까?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의 집 청소>의 작가님은 특수청소 업무를 하십니다. 특수청소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쓰레기로 가득 찬 집이나 화재 및 범죄 현장 청소, 악취 제거, 고인 유품 정리합니다. 또한 그들은 사람이 사망한 현장을(주로 집이나 차 안이라고 합니다.) 방문하여, 이곳을 정리, 처리, 폐기, 소독하는 일을 합니다.

생명이 떠나간 자리를 청소하시는 작가님은, 일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실까요? <죽은 자의 집 청소>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김완

특이하게도 대학에서는 시(詩)를 전공하셨습니다. (어쩐지 필체가 남다르시더라고요.) 출판과 트렌드 산업 분야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일하고자 삼십 대 후반에 돌연 산골 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그 후 작가님께서는 일본에서 취재와 집필을 오랜 세월 하셨는데, 이때 죽은 이가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에는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 회사 ‘하드웍스’를 설립하셨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특수 청소 일을 하시며, 그가 맞닥뜨리는 죽음 현장에 드러난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계십니다.


목차 소개

프롤로그 문을 열고 첫 번째 스텝

1장.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캠핑 라이프

분리수거

꽃 좋은 곳으로 가, 언니

가난한 자의 죽음

황금이여, 언젠가는 돌처럼

오줌 페스티벌

고양이 들어 올리기

지옥과 천국의 문

서가

이불 속의 세계

숨겨진 것

쌍쌍바

사랑하는 영민 씨에게

2장.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특별한 직업

집을 비우는 즐거움

들깨

흉가의 탄생

당신을 살릴까, 나를 살릴까

가격

솥뚜껑을 바라보는 마음

화장실 청소

지폐처럼 새파란 얼굴로

호모파베르

왜소한 밤의 피아니즘

에필로그


너무 마음 아픈 사연, 인상 깊은 문구들이 많아 고르고 골랐습니다. 책 속에 더욱 좋은 내용이 많으니, 제 글을 읽고 이 책에 관심을 가지셨다면, 한 번쯤 빌려 읽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1. 가난한 자의 죽음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때때로 부유한 자가 혼자 살다가 자살하는 일도 있지만, 자살을 고독사의 범주에 포함하는 문제는 세계적인 인류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니 일단 논외로 하자. ​고급 빌라나 호화 주택에 고가의 세간을 남긴 채, 이른바 금은보화에 둘러싸인 채 뒤늦게 발견된 고독사는 본 적이 없다.

죽은 자의 집 곳곳에는 가난과 고독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우편함에는 가난에 등이 휜 것처럼, 아래를 향해 구부러진 청구서와 고지서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가난하면 필연적으로 더

고독해지는 것일까요?

그날 찾아갔던 청년의 사망은, 옆집에서 풍기는 이상한 냄새를 기이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로 인해 발견되었습니다. 이미 다 썩어버린 주검이 발견되었고, 그제야 경찰은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고 유족을 찾아 나섰습니다.

유족을 찾았다고 해도, 진작 인연이 끊긴 가족이나 생면부지의 먼 친척의 부음을 듣고는 “네, 제가 장례를 치르고 집을 정리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책임지겠습니다.” 하고 선뜻 나서는 경우는 좀처럼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빚을 떠안지 않을까 걱정하며 빠르게 재산 포기 각서를 써버리곤 합니다.


가난한 자에게 넘치게 오는 것은 우편물 뿐입니다.

체납고지서와 독촉장.

가스와 수도와 전기를 끊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미납요금 경고장.

경고한 대로 이제 공급을 중단했다는 최후통첩장이 우편함에 빽빽하게 꽂혀 있었습니다.

빚 있는 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은

혈육보다 오히려 채권자가 아닐까?

그날 청소를 한 청담동의 한 빌라에서, 한 젊은이가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되었었습니다. 그가 살던 202호 현관문에는 ‘전기 공급 제한 예정 알림’이라는 굵은 고딕체의 제목이 붙은 노란 딱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전기공급 제한일: 6월 15일 오전 10시 이후

건물관리 회사 직원이 일러준 주검 수습 날짜를 놓고 셈해보니, 전기 공급 중단 예정일과 이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날이 겹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작가님의 마음이 어두워집니다.

이 비정한 도시에서는

전기가 끊어지면 삶도 끝나는 것일까?

이 죽음을 순수한 자살로 받아들여야 할까? ​목숨을 끊은 것은 분명 자신이겠지만, 이 도시에서 전기를 끊는 행위는 결국 죽어서 해결하라는 무언의 권유 타살은 아닐까? ​체납요금을 회수하기 위해 마침내 전기를 끊는 방법, 정녕 국가는 유지와 번영을 위해 그런 시스템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가?

작가님은 생각하십니다.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고.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것 같다고.

가난은 단지, 짧은 인생에 머물러 가는 하나의 구름 같은 현상일 뿐일 텐데.. 가난에 떠밀려 죽은 청년을 떠올리니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작가님은 이 청년이, 이제는 죽어서 홀가분해지고, 비로소 가난 걱정이 사라졌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저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상상일 뿐이지만, 그러한 생각을 하며 마음을 편히 먹으려 노력하십니다.


2. 고양이 들어 올리기

죽은 자의 집을 치우는 일과 죽은 고양이를 거두는 일 중 어느 쪽이 더 곤란하냐고 묻는다면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고양이를 거두는 쪽이라고 말하고 싶다. ​바닥에서 죽은 고양이를 안아서 들어 올리는 일은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냄새도 냄새거니와, 들어 올릴 때 그 무게가 가벼우면 가벼워서 가엾고, 무거우면 또 무거운 대로 불쌍하다. ​죽은 새끼를 수습하는 모습을 멀찌가니 지켜보는 어미의 모습도 마음 아프고, 죽은 어미를 거두는 동안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새끼를 근처에 오지 않도록 쫓는 일도 가슴 시리다.

고양이가 죽었다.

특수 청소 일을 하면서 많이 받게 되는 전화 내용입니다. 반려동물 문화가 붐을 일으키면서 사랑받는 고양이들도 많지만, 그만큼 버림받는 고양이들도 많습니다.

어느 날 작가님은 한 여성에게 죽은 동물을 치워줄 수 있냐는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 네, 물론 저희가 그런 일도 합니다.

여성은 죽은 일곱 마리의 고양이와, 세 마리의 살아있는 고양이가 있는 집이 있다며, 그 집의 청소를 맡아달라고 합니다.


모든 희망을 버려라.

여기 들어오는 자들이여.

단테 <신곡>, 지옥편 제3곡 중 지옥 문 위에 새겨진 글귀

현관문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며, 작가님은 자신이 고양이의 지옥 문안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 머리뼈를 하나씩 집어 올릴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내 몸에 들어와 겨우 죽지 않을 만큼만 심장을 꽉 움켜쥐는 것 같다. 그 음험한 손길을 예닐곱 번쯤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철망 케이지 두 개를 모두 비울 수 있었다. 죽은 고양이는 모두 열 마리. 갓 태어난 새끼 샴고양이는 내장이 모두 파먹혀 복부가 사라졌다.

제보와 달리, 열 마리의 고양이가 죽어 있었고, 케이지 바닥에는 수북한 똥 덩어리, 구더기, 파리 떼, 고양이의 뼛가죽과 털가죽의 온통 뒤엉켜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시신을 처리한 후, 한동안 작가님은 입 밖에 아무런 말을 꺼낼 수조차 없었습니다. 철망 케이지 안에서, 철저히 유폐된 세계를 살다가 죽게 된 고양이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동물 보호단체에 상담 전화를 해 보자.’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밤을 지새우면서 작가님은 새끼 샴고양이의 시신을 계속 떠올렸습니다.

다음 날 작가님은 마음을 조금 더 단단히 하기 위해 록 음악을 들었습니다.

고양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인간을 섬겨야 한다는 정설을 깨뜨리러 세상에 왔다

작가님께서는 록 밴드 ‘슬립낫’의 멤버인 폴 그레이가 남긴 말을 떠올리셨습니다. 작가님은 그 문장이 참으로 옳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동물 따위는 없다.

더 높은 인간과 그를 섬겨야만 하는 낮은 인간이 없는 것처럼.


3. 당신을 살릴까, 나를 살릴까.

마흔 살을 넘긴 듯한 한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 인터넷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어서 전화했어요.​— 네, 그러셨군요. 무슨 일인가요?​— 여기 착화탄 자살을 하면 괴롭다고 쓰셨는데 진짜인가요?

장난 전화인가, 생각한 작가님은 농담처럼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착화탄으로 직접 죽어본 것은 아니라서요.’라는 한 마디를 던지셨습니다.

상대는 침묵을 하다 한 마디를 합니다.

…착화탄을 샀어요. 세 개요.

그녀는 울다가, 착화탄으로 죽으면 많이 아프지는 않을지 연신 질문합니다. 고통스럽지 않게 죽는 법을 알려달라는 여성의 물음에 작가님은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라고 단언하셨습니다.

일단 내 본능은 그녀를 살리고 싶다고 판단했다.


작가님께서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전화를 끊고 119에 신고 전화를 합니다. 한 여성이 죽으려고 한다고, 그 자리에 빨리 가 달라고 말합니다.

경찰 신고 후, 작가님은 계속 시간을 끌기 위해 여자와 통화를 합니다. 착화탄 자살이 일어난 곳에서 고통스럽게 기어다닌 흔적을 많이 봤다고, 분명 아플 거라는 식의 말을 이어갑니다.

여자에게 ‘그럼에도 잘 안 풀린’, 작가님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전화가 불현듯 끊겼습니다. 서둘러 통화 버튼을 눌렀지만,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멘트만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그녀의 번호로 휴대전화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나쁜 시키.(…)원망이 담긴 메시지를 받고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내가 나쁜 새끼든 좋은 새끼든, 상대가 살아 있으니 받을 수 있는 메시지다.

곧이어 경찰에게서도, 해당 여성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안심이 된 작가님은 휴대전화를 꺼내 몇 번이나 메시지를 다시 읽어봅니다.

나쁜 시키

나쁜 시키.

그래 나는 정말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당신을 속였고, 그 바람에 당신의 계획을 보기 좋게 망쳐놓았다.

작가님은 이런 생각을 하며 여자의 번호를 휴대전화에 고이 저장해두셨습니다. 또다시 그녀가 전화를 걸어오면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그때도 한 번 더 그녀의 계획을 물거품으로 돌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4. 힘들지 않다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작가님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일 순위는 ‘일할 때 괴롭지 않은가’입니다. 작가님은 말씀하십니다.

힘들지 않다고는 말하기 힘듭니다.

자신의 일이 진정 힘든 것인지, 혹은 보람찬 것인지 함부로 판단을 내리기 힘듭니다. 지금도 이 직업이 힘든지 괴로운 것인지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늘 스위치가 켜져 있는 것 같아요. 언제나 죽음에 관해 생각하다 보니 이것을 단순히 ‘괴롭다’ 또는 ‘즐겁다’는 감각으로 나눌 수 없는 것 같아요. ​전등이 환하게 켜져 있으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누군가는 밝아도 여봐란듯이 쉽게 잠들곤 하잖아요. 제 경우는 이제 스위치를 켜둔 채 잘 자는 편이 된 것 같아요.

보통 사람이라면,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다가도 여기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주변 친척들의 장례식 등에 갔을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런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처럼요.)

그러나 작가님은 일상 속에서 죽음을 봅니다. 죽음이라는 관념에 늘 접속 중입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라는 스위치를 항상 ‘on’으로 올려둔 채 생활 중이십니다. 그렇다 보니 이 감정을 단순히 괴롭다 혹은 즐겁다 라고 표현하기 힘드십니다.


내가 이 일에서 찾은 즐거움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해방감’이다. 어쩌면 세상의 수많은 일 가운데 청소를 인생의 직업으로 받아들이고 새로 시작한 가장 큰 동기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악취 풍기는 실내를 마침내 사람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원래의 공간으로 돌려놓았을 때, 살림과 쓰레기로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을 완전히 비우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집으로 만들었을 때 나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낀다.

이 일에, 분명 즐거움은 존재합니다.

죽음의 공간을 깨끗이 청소하며, 다시 사람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때,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느껴집니다.

작가님은 죽음의 공간을 삶의 공간으로 치환하시는 역할을 합니다.

그 일은, 괴롭기도, 즐겁기도, 힘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좋다’ 혹은 ‘별로이다’라는 단편적인 말로 평가 내리기 힘든 만큼, 작가님의 직업 역시 짧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울 듯합니다.


마음 아프지만

꼭 한 번쯤은 읽었으면 좋겠는 책

앞서 말했듯, 제가 이 리뷰에 적은 내용은 전체 내용 중 새 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책 속에 죽음과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사연들이 넘쳐흐릅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이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면서 읽었습니다. 죽음의 무게, 가난의 무게, 고독함의 무게를 모조리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 리뷰를 읽는 여러분께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
  • 특수청소업체가 하는 일을 알고 싶으신 분
  •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에세이를 찾으시는 분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