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 류시화

이번 책의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中

시 읽는 것 좋아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합니다. 평소 말하고 싶지만, 표현의 한계로 잘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짧지만 아름다운 단어들로 표현해준다는 게 시의 매력인 듯해요.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책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인 류시화 시인의 책입니다. 류시화 시인이 삶을 살아가며 겪은 일화, 그 속에서 느낀 점들이 담겨 있어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작가 소개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작가 소개

출처: 네이버 이미지

류시화 시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등 좋은 시들을 많이 남긴 분이죠.

참고로 ‘류시화’라는 이름은 필명이고, 본명은 ‘안재찬’이라고 하네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목차 소개

 

파트는 총 6개로 나누어져있지만, 딱히 내용 구분은 없는 것 같아요~

모두 작가님이 적은 에세이들입니다.

1

비를 맞는 바보

새는 날아서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도

그것을 큰일로 만들지 말라

인생 만트라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고 세지 말라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는다

살아 있는 것은 아프다

2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왜 이것밖에

마법을 일으키는 비결

나의 힌디어 수업

미워할 수 없는 나의 제자

융의 돌집

불완전한 사람도 완벽한 장미를 선물할 수 있다

3

매장과 파종

나는 너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가장 좋아

아무도 보지 않을 때의 나

내면 아이

나의 품사

내 영혼, 안녕한가

다시 만난 기적

4

어떤 길을 가든 그 길과 하나가 되라

순우리말

원숭이를 생각하지 말 것

어서 와, 감정

렌착

사과 이야기

직박구리새의 죽음

5

누구도 우연히 오지 않는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

60억 개의 세상

연민 피로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나는 왜 너가 아닌가

나예요

6

진실한 한 문장

낙하산 접는 사람

진짜인 나, 가짜인 너

자신을 태우지 않고 빛나는 별은 없다

우리가 찾는 것이 우리를 찾고 있다

에필로그_하늘 호수로부터의 선물

류시화 시인이 쓴 제목이라 그런지, 목차부터가 너무 시적으로 느껴집니다.


​책 속의 한줄 소개

1. 나는 왜 너가 아닌가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바닷물을 뚫고

달의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

류시화 시인이 인도에서 머무는 동안, 친해지게 된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짜이(인도식 밀크티)를 끓여 파는 직업을 갖고 계셨는데요. 류시화 시인이 올 때마다 짜이를 끓여 주곤 했습니다.

짜이가 입에 맞아, 저자는 매일 아침 일출을 보며 짜이를 음미하는 게 하루 일과가 되었을 정도였는데요. 어느날 우연히, 류시화 시인은 그 짜이를 주던 노인이 갠지스 강에서 물을 길어 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맛있는 짜이가 갠지스 강물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충격이었죠. 그 후로 류시화 시인은 노인을 피해 다니려고 몇 년 동안 노인이 있는 곳 근처에 가지 않게 됩니다.

몇 년 후, 류시화 시인은 우연히 다시 그 장소에 가게 되는데요. 노인은 류시화 시인을 반갑게 맞으면서 짜이를 권합니다.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설마 짜이 한 잔에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생강 짜이 한 잔을 마신 시인은 노인에게 오염된 강물로 짜이를 끓이면 안 되지 않느냐고 항의합니다.

그러자 노인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은 강물로 짜이를 끓인 적이 없다며 직접 가서 확인해보라고 말합니다. 시인이 노인이 물을 떴던 곳 근처로 직접 가보자, 갠지스 강 바로 위쪽에는 파이프에서 솟아나오는 지하수가 있었습니다. 류시화 시인이 노인을 오해했던 것이죠.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얼마만큼 아는 것을 의미할까?

가까운 관계라 해도

어떤 사람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에 가깝다.

류시화 시인이 겪은 이 일화를 보며, 예전에 들었던 공자와 안회의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어느 날 공자는 자신이 무척 아끼는 제자였던 안회가 밥을 지으러 나가서 자신보다 먼저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됩니다.

제자가 스승보다 먼저 밥을 먹다니! 물론 배고파서 그런 것일 수는 있어도 공자는 안회의 이중성에 실망하고 맙니다. 그러나 공자가 후에 안회에게 이에 대해 묻자, 안회는 밥을 짓는 도중 모르고 검댕을 밥에 묻혀 그 부분을 버리지 못해 아까워서 먼저 떠먹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말을 듣고 공자는 후에 제자들을 불러 자신이 겪었던 사연을 소개한 후, ‘눈으로 본 것도 믿을 수 없을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무엇인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해도 사실 우리는 모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교만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진짜인 나, 가짜인 너

세상에서 가장 귀한 향신료는 ‘사프란'(우리가 흔히 아는 섬유유연제의 이름이기도 하다.)으로 인도어로는 ‘케사르’라고 불립니다. 케사르로 향신료를 만들면 구근과, 암술만을 모아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며 향신료의 무게당 가격은 금과 동일할 정도라고 하네요.

어느 날 류시화 시인은 친구와 인도에서 향신료 가게에 갑니다. 그가 케사르를 찾는 것을 알고 친구는 자신이 가장 믿을 만한 가게에서 ‘진짜’ 케사르를 구해 주겠다고 하며, 누가 봐도 진짜인 것 같은 케사르 한 줌을 구해옵니다.

다음날 찻집에서 류시화 시인은 자신이 구한 향신료를 자랑합니다. 그러자 성직자들과 가까운 한 인도인이 ‘케사르는 금값고 같아 가짜가 많다’며 어제 구했던 향신료를 믿을 수 없다’라며, 자신이 사원에서 의식용으로 사용하는 ‘진짜’ 케사르를 구해 선물하겠다고 해요.

또 다시 ‘진짜’ 케사르를 선물받은 시인은, 그 향신료를 챙겨 저녁 식사 초대를 받은 자리에 갑니다. 함께 케사르를 차에 타 먹자가 제안을 하자, 식사 자리를 주최한 부부는 기겁을 하며 그 케사르는 믿을 것이 못 된다며, 국경 지대에서 일하는 자신의 오빠가 준 ‘진짜’ 케사르가 있다며 이를 선물합니다.

이외에도 류시화 시인이 ‘케사르’에 대해서 인도인 친구들에게 말을 꺼내면, 그들은 ‘긴 말이 필요 없다. 지금껏 받아왔던 것은 가짜고, 내 것이 진짜다‘라는 눈빛으로 시인에게 새로운, 진짜같이 보이는 케사르를 권합니다.

혹시 나도 ‘나의 케사르’만이

유일한 진품이라고 주장하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이 모든 케사르 소동을 겪은 류시화 시인은 인도 친구들의 우정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마치 자신의 것만이 진짜 케사르라고 우기는 것이 ‘나의 가치’만이 옳다고 말하는, 살아가는 세상의 단면 같다고 여깁니다.

많은 경우에 가짜와 진짜는

본래의 상태가 아닐지도 모른다.

개인의 관점 안에만 있는 주관적인 판단인데

우리가 그것을 절대적인 가치 기준으로

고수하는 것인지도.

우리는 많은 경우 세상의 문제들에서 정답을 찾고는 하죠.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무언가, 세상의 유일한 진리만을 찾고는 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어요.’, ‘제 방법을 따르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찬찬히 들어보면, 이 길도, 저 길도 옳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세상만사에 왕도는 없는 듯합니다. 진짜와 가짜가 있다고 이분법적으로 마음을 규정해놓지 않으면, 우리 눈 앞에 더욱 더 넓은 길이 펼쳐질 지도 몰라요.


3. 누구도 우연히 오지 않는다.

류시화 시인이 대학교 2학년 때, 학기말 시험을 치르러 가는 도중 대학 후배를 마주칩니다. 어디 가느냐는 물음에 시인이 ‘시험을 치를 간다’고 하자, 후배는 ‘선배도 시험을 쳐요?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요.’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시인은 캠퍼스를 나와 도보 여행을 떠나버리고, 시험은 낙제를 하고 맙니다. 대신에 류시화 시인은 시 쓰기에 전념해 그 해 겨울 신춘문예에 당선됩니다.

대학 졸업 후, 류시화 시인은 중학교 임시교사가 돼요. 문학에 몰두해야 할 시간에 두음법칙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껴, 선배한테 이를 고백했더니, 선배는 ‘세 달만 참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조언해줍니다. 그 말에 류시화 시인은 이 일에 익숙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그 길로 사표를 내고 무직자로 거리를 떠돕니다.

방랑하던 류시화 시인은 한 남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시인은 대화를 나누다 그 남자가 불교 잡지를 운영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게 돼요. 류시화 시인은 흥분하여 잡지에 명상과 영성에 대한 내용을 적자고 제안하고 이 잡지는 영성 추구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우연한 만남들이 아니었다면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갔을지,

내가 한 인간으로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을지

아니면 여전히 사회 부적응자로 서점 주변을 떠돌았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일화들을 읽고 류시화 시인이 참, 흰 백지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말해도 ‘그러려니’ 넘겨 버리지 않고, 그 말을 하나하나 흡수해버리고 생각에 옮겨 버리는 그의 모습이 가히 충격적으로 신선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우연을 마주쳤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새 우리 앞에 수많은 기회들이 지나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만남, 그 기회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새로운 모험이 우리 앞에 펼쳐졌어도 ‘에이, 이 길은 너무 비현실적이야’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 기준에 류시화 시인의 충동성은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과거의 타성에 젖어 행동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이 내게 열어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한 줄 총정리

류시화 시인의 삶 속에서 발견한 격언들

앞에서 소개해준 몇 가지 사례와 같이, 류시화 시인이 보고 느낀 것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해줘서 읽기 상당히 편합니다. 내용도 재미있고 나름 교훈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분들에게 추천 합니다!

  • 류시화 시인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 명상에 관심 있으신 분
  • 짧은 격언들을 읽고 싶으신 분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고, 내용도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에요~ 만약 이 책을 읽어보셨다면 마흔에 읽는 니체 또는 불편한 편의점 책 읽어보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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