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 하정우. 하루 3만보 걷는 배우의 일상
오늘 가져온 책은 <걷는 사람, 하정우>입니다. 하정우 배우님의 에세이집이죠. 하정우 배우님은 국민배우라, 워낙 유명하셔서 이름과 얼굴 정도를 알고 있었는데, 에세이집까지 내신 줄은 몰랐습니다.
도서관에 책이 있어서 무심코 집어 읽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좋더라고요 ㅎㅎ 무엇보다 하정우 배우님이 평소 그렇게 많이 걸으시는 줄 몰랐습니다. (저의 나태함을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정우 배우님의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 내용 소개해 드릴게요.
대한민국의 배우이자 영화감독입니다.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데뷔 이래 다작을 하며, 대중에게 탁월한 연기를 선보이고 사랑받고 계십니다.
대표작으로는 <용서받지 못한 자>, <추격자>, <국가대표>, <황해>,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암살>, <아가씨> 등이 있습니다.
서문 웬만하면 걸어 다니는 배우 하정우입니다
1부 하루 3만 보, 가끔은 10만 보
말 한마디에 천릿길 걷는다
577킬로미터 국토대장정 끝에 내가 배운 것
기분 탓인가?
그런 생각이 들 때는 그냥 걸어
왜 자꾸만 나를 잃어버리지?
내 숨과 보폭으로 걸어야 할 때
하체가 상큼해지는 시간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나의 걷기 다이어트
내 인생의 마지막 4박 6일
걷는 사람들의 천국, 하와이
휴식은 가만히 누워 있는 게 아니야
하와이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어떤 날
‘생보’와 ‘제뛰’를 사수하라
참 쉬운 하루 3만 보 걷기 교실
10만 보 일기
사점을 넘어 계속 나아가기
눈물고개를 지나면 반드시 먹고 쉴 곳이 나올 거야
우리집 큰 마당, 한강 따라 걷기
하와이 걷기 코스
제2의 집
매직 아워를 걷다
한겨울 걷기의 즐거움
2부 먹다 걷다 웃다
복기의 시간
왜? 왜? 왜! 수많은 ‘왜’들과 대화하다
신데렐라의 비밀
직장인처럼 운동선수처럼
먹다 걷다 웃다
먹방의 시작은 일상
밥은 셀프
하정우식 얼렁뚱땅 요리법
맛있는 국을 끓이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비밀
맛집 사장님과의 대화에서 배운 신의 한 수
아침 걷기와 야구
추신수 선수와 나의 인생 곡선
한 발만 떼면 걸어진다
이불 밖이 쑥스럽게 느껴지는 날
힘들다, 걸어야겠다
바쁘고 지칠수록, 루틴!
모두를 웃게 하진 못했지만
굳이 에둘러 돌아가는 이유
사람의 표정을 읽고 저장하는 일
감독의 눈높이 의자에 앉아서
꼰대가 되지 않는 법
자리를 비워주는 사람이 아름답다
언령을 믿으십니까
도심을 걷다가, 문득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팀플레이의 즐거움
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걷기 모임의 올드보이들
걷는 자들을 위한 수요 독서클럽
걷기와 독서의 오묘한 공통점
3부 사람,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
가만있지 못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한우물만 못 파요
나를 확신할 수 없다
믹싱, 완벽한 소리를 붙들려는 불완전한 인간의 분투
왜 사랑받지 못했을까?
그럼에도 감독의 길을 계속 가는 이유
남자다운 게 뭔가요?
두려움에 대하여
내가 동행을 선택하는 법
신과 함께
두 다리로 그린 이탈리아 미술지도
관광 아닌 유학 같은 여행
슬럼프 선생님
배우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내가 만난 노력의 장인들
노력의 밀도를 생각한다
걷는 자를 위한 기도
인간의 조건
SPECIAL THANKS TO
1. 직장인처럼, 운동선수처럼
(하정우 배우의 일상 루틴)
여러분은 하정우 배우님을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아무래도 조금 강한 사람, 그리고 호탕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왠지 하정우 배우님을 보면 화끈하게, 즉흥적으로 재미있게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하정우 작가님께서는 ‘예술가로서의 자유분방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삶을 산다고 하십니다.
하정우 씨는 의외로
바른 생활을 하는 분 같네요?
어떤 사람은 하정우 배우님께 위와 같은 말을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정우 배우님의 삶을 보고 실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예술가가 일탈하거나 방황할 때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그들의 물음에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단호하게 답하십니다.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매일같이 3만 보 가까이를 걸으십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곧장 러닝머신 위에 올라가 오십분 정도를 걷습니다.
(+5000~6000보 = 총 5000~6000보)
그 후 작업실이나 영화사로 출근하는데, 이때 꼭 ‘발 디딜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걸어서 출근하기’라는 원칙을 지키신다고 하십니다. 차는 물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조차도 가급적 타지 않으십니다. 그렇게 한강 둔치를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이 보일 때까지 걷고, 작업실에 들른 후, 사무실까지 걸어가면 약 6500보가량이 나옵니다.
(+6500보 = 총 11500~12500보)
일 관련 대화를 할 때도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앉아서 이야기하는 법이 없습니다. 서서 이쪽으로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생보(=생활 속 걷기)’라고 부릅니다.
(+5000보 = 총 16500~17500보)
걸음 수가 부족한 듯하면 일과 중에도 수시로 도산공원에 가서 몇 바퀴를 돕니다. 도산공원은 한 바퀴에 600 보입니다.
(도산공원 10바퀴 +6000보 = 총 22500~23500보)
마지막으로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다시 집으로 걸어갑니다. 이때는 한강 둔치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도심 루트를 따라갑니다.
(+2500보 = 총 25000~26000보)
이렇게 하루 2만 5천보 정도를 걷는 것이 하정우 배우님의 일과입니다.(물론 영화 촬영 등이 있으면 약간의 변동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매일 걷기 위해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적당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주변 사람들과 술자리를 즐길 때에도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난 틀렸어…”라는 말을 남기고는 집으로 가버리는 하정우 배우님을 보며 주변 사람들은 그를 ‘신데렐라’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선택 시뮬레이션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정말 그런가?
다른 학교에 갔으면 난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때 나의 결정이 내 삶을 바꿀 만큼 유의미했을 것이라는 생각과, 고작 그 정도 결정에는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 사이에서 흔들린다. 모든 것이 정해진 결정론적 세계가 나을까, 아니면 나의 선택에 의해 마구 요동치는 세계가 나을까?
둘 다 묘하게 매력적인 구석이 있지만, 아마도 후자가 좀 더 인기 있을 것 같다. 게임에서 이 ‘선택과 결과’가 늘 중요한 테마로 다뤄지는 걸 보면 말이다.
2. 도전하는 걷기
(말 한마디에 천릿길 걷는다>
2011년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서울에서 해남까지 장장 577킬로미터를 걷습니다. 2011년,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의 시상자로 나섰습니다. 그 해 하정우 배우님은 영화 <황해>로 수상 후보에 올라 있었습니다.
공동 시상자였던 배우 하지원 씨는 하정우 배우님께 “어떠세요? 이번에 상을 탈 수 있을 것 같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하정우 배우님은 망설였습니다. 전 해에도 <국가대표>로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어렵지 않을까…’라는 하정우 배우님의 말에 하지원 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상을 탄다면’ 어떡할 셈인지 대국민 공약을 걸라고 했습니다.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마이크에 대고 뜬금없이 선포하셨습니다.
제가 상을 받게 된다면,
그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길에 오르겠습니다.
놀랍게도, 수상자 이름이 적힌 카드를 펼쳤을 때,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을 찾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예상치 못한 수상의 기쁨과 감사함 속에 얼떨떨함이 섞인 듯 느껴졌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정우 배우님은 얼마 후부터 등산화를 꿰어 신고 국토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해남까지는 577킬로미터. 흔히 천 리라고 무르는 392킬로미터보다 훨씬 먼 길이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을 불러 모아 몇 날 며칠 걸은 끝에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국토대장정에 성공하십니다. 사람들은 강행군이 끝났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쫑파티를 열었습니다. 통돼지 바비큐를 만들다 왁자지껄했습니다. 그러나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왠지 모든 과정이 끝나니 허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의기소침한 기분이 들었고, 결국 배우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도망 나와 혼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며칠간 꼬박 앓듯이 잤다. 밖에 나가지도 않고 태아처럼 웅크린 채 계속 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꿈인 듯 생시인 듯 자꾸만 길 위에서 일어난 일들이 눈앞에 보였다. 내가 걸었던 길. 동행한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종일 걸었던 어느 하루, 산뜻한 아침 공기, 내 등을 달궈주던 햇살부터 걸은 뒤 느꼈던 기분과 감정까지 생생히 되살아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들은 희미해지긴커녕 쏟아질 듯이 내게 달려들었다.
길 끝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길 위에서 우리가 쌓은 추억과 순간들은 내 몸과 마음에 달라 붙어 일상까지 따라와 있었다.
그러나 길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여정이 끝난 후 계속 여행 중 즐거웠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하정우 배우님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걷기가 주는 성취감은 길 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걷기가 주는 선물은 걷는 매 순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하정우 배우님은, 걷기를 통해 하루하루를 즐기고, 걷는 인생의 즐거움을 알게 되셨습니다.
지금도 나는 길 위의 소소한 재미와
추억들을 모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이 작지만
놀라운 비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3. 걸을 기분이 들지 않더라도
(한 발만 떼면 걸어진다.)
걷기만큼 쉬운 일이 없다고, 길은 어디에나 있으니 그냥 두 발을 땅에 딛고 양다리를 번갈아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는 하정우 배우님의 말에,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게 너무 어렵다’라고, ‘내 꿈은 침대와 한 몸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하정우 씨는 약속이 있으면 강남에서 마포까지 걸어 다니는 사람이니까 이런 제 마음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겠죠.라는 듯 애절한 눈빛으로 하정우 씨를 바라보는 눈빛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도저히 나가서 걸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날, 혹은 걷다가 체력이 달려서 집으로 당장 돌아가고 싶었던 날, 그런 순간들을 견디게 만든 것은 결국 걷기를 다 마치고 돌아올 때의 성취감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낸다.
그러니 어쩌면 한 걸음 한 걸음은 미래를 위한 저축 같은 것이다. 지금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괴롭기까지 하지만 훗날 큰 감동과 의미를 선물해 주니까.
하정우 배우님께도 당연히 걷기 싫은 날이 있다고 합니다. 눈을 떴을 때, 온몸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는 날, 마음도 울적해서 이불 속에서 꼼짝도 하고 싶지 않은 날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아침에도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생각을 멈추고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한다고 합니다. 몸이 무거운 것이 아니라 생각이 무거운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틴의 힘은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잠식하거나 의지력이 약해질 때, 우선 행동하게 하는 데 있다. 내 삶에 결정적인 문제가 닥친 때일수록 생각의 덩치를 키우지 말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
생각을 하기보다는 움직이기, 하루하루 주어진 루틴을 지키기로 마음먹으면 매일 걸을 수 있다고, 정 걷기 힘들다면 한 발만 떼어보는 경험을 해보라고,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걷기를 시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십니다.
한 발만 떼면 걸어진다
그러니 도무지 꼼짝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아침엔 일단 일어나 한 발, 딱 한 발만 떼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한 걸음이 가장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온갖 고민과 핑계가 나를 주저앉히는 힘보다 내 몸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4. 독서와 걷기의 공통점
(걷는 자들을 위한 수요 독서클럽)
하정우 배우님과 걷는 생활을 함께 하는 걷기 모임 멤버들이 있습니다. 매일 걸음 수를 공유하며, 하정우 배우님은, 그들과는 다른 일터에서 살아가지만 늘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매일의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자주 ‘실제’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편한 사이가 되어버렸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좋은 관계로 남기 위해, 하정우 배우님은 독서 모임을 멤버들과 함께 걷기 모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매주 책 한 권을 읽고, 수요일 저녁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규칙인 이 모임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책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들, 책에 대한 느낌들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면서 하정우 배우님은 독서와 걷기에 묘한 공통점이 있다고 느끼십니다.
독서와 걷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에 20쪽 정도 책 읽을 시간, 삼십 분가량 걸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모임이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고, 바빠서 못 모이는 날도, 다음 책을 쉽사리 정하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걷기 모임 사람들과 지금까지 꾸준한 모임을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지 못하면 카카오톡 단체톡방에서 책 수다를 나누기도 한다고 하십니다.
모여서, 각자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하정우 배우님께서는 모임 사람들과 더욱 끈끈해졌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책 속에서 평소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찾을 수 있어 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걷고, 읽을 예정입니다.
다음 책으로는 냉정과 열정 사이 책 줄거리 또는 파리대왕이 어떠실까요?






